Burn out

번아웃이나 사막횡단증후군... 이런거 책에서만 보던 건줄 알았는데 나에게도 찾아 왔다.

운이 좋게 두번의 새로운 프로젝트의 참여 기회가 주어졌다. 2009년 1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두번의 프로젝트를 하며 이것 저것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본것 같다. 두번의 프로젝트는 나를 많이 성장시켰다. 일이 많았지만 재미있었다. 열심히 야근도 하고 토요일에도 나오고 열정을 가지고 일했었다.

내가 좀 달라졌다고 느낀건 올해 6월 말 정도였던것 같다. 프로젝트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 들었는데, 끝이란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 누군가 끝이라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2년동안 계속 달려왔는데... 이때부터 조금씩 짜증을 내고, 불평 불만을 이야기 했다.

사람들은 애시 당초 내가 눈치 안보고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를 말하고 다녀서 그러려니 하고 있었고, 쉬지 못해서 정도가 좀 심해졌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깐..

처음엔 피로가 몰려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짜증이 나는줄 알았다. 그런데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였다. 인간관계 그것이 문제였다. 일이 힘든게 아니라 인간관계가 힘든거다란 말 이때 실감할 수 있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던 동기나 동료들이 하나 둘 퇴사를 하는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고, 더욱 더 힘들어 지는 인간관계가 도저히 감당이 안됬었다. 이때가 제일 바닥이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짜증이 폭발하였다. 이성적으로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을 해도 감정이 폭발하였다. 

8월 광복절이 지나고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아니면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지 이 상태로는 도저히 못하겠다고 말했다. 맨정신에 오전부터 몇시간 이야기를 한 것 같다. 다행히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하고, 오해를 했던 부분도 풀려서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 겉이 아닌 속을 치료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짜증도 나지 않고...
 
지금은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조직에 변화가 있어, 프로젝트가 거의 홀딩 된 상태에 있다. 덕분에 프로젝트를 잠시 잊은채 지내고 있다. 편안한 상태에서 휴가 내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잘 쉬면서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생활 3년이 고비라는 말, 번 아웃 이런 것들이 모두 빈말은 아니란 걸 느꼈다. 
그리고 이런일을 겪으면서 점점 더 성장해 나가는 것 같다. 
나중에 보면 웃으며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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