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스터디를 모집했다. 주제는 자바 책을 한권 읽는것이고 지역은 분당이다. 자바 책을 다시 읽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싶은데 혼자서 하면 재미없으니 스터디를 모집했다.
지금까지는 누군가 만든 스터디에 참여자로 스터디를 했는데, 이번엔 내가 주최자가 되어서 스터디를 이끌어나가게 되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스터디 그룹 패턴(https://arload.wordpress.com/2011/10/12/studygroup-pattern-languages-sprit/) 글을 다시 정리하면서 읽기도 하였다.
스터디 모집글을 자바 초보 카페에 올리고 기다리는데 괜히 조바심이 났다. 스터디 첫 모임일이 다가오는데 스터디 신청 메일이 두통 정도 밖에 없었다. 스터디를 접어야 되나, 아니면 소수정예로 해야되나 고민이 많았다. 걱정을 많이 했지만 모임일이 다가올 수 록 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첫날 5명이 모여 스터디를 어떻게 할지 이야기를 했다. 스터디 방법은 보통 책을 읽고 한 사람이 정리를 해서 발표하는 식이 아닌 모두가 책을 읽고 중요한 부분을 체크하고, 체크한 부분만 정리하는 토론식으로 정했다. 3색 초학습법을 이용한 스터디가 목표였고, 실제로 친구들과 토비의 스프링 3.1 책을 읽으며 꽤 많이 도움이 됬던 스터디 방식이었다. 기존 발표 스터디에 대한 회의감과 새로운 스터디 방식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정도 있었다.
스터디 교제는 자바의 신으로 정했다. 자바의 정석이라는 국내에서 유명한 책이 있는데, 선택하지 않았다. 7년, 8년전 자바의 정석으로 스터디를 한번 해봐서 더 하고 싶지 않았고, 자바의 신은 웹프로그래밍이라는 목표에 맞게 필요한 자바 지식만 설명이 되어 좋았다.
스터디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내가 만든 스터디 이다보니 열정이 넘쳐있었다. 카카오 그룹도 만들어서 스터디 내용도 정리하고, 토론식 스터디도 주도해서 진행하였다. 적극적으로 하니 스터디원들도 꽤나 만족을 했다. 그 사이 스터디원도 추가로 충원이 되고, 12명 정도까지 늘어났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스터디가 막바지로 진행되면서 매주 주말마다 진행되는 스터디가 힘들어졌다. 토론식 스터디가 내 생각만큼 원할하게 진행되지는 못했다. 돌아가면서 스터디의 진행자가 되어 중요한 부분을 짚어가며 책을 정리해야 하는데, 나를 제외하고는 생소한 스터디 방식이라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순간 대부분의 내용을 내가 정리하게 되었고, 마치 토론식이 아닌 수업식 스터디 형태로 변했다. 수업식 스터디의 경우 한사람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커지고, 나머지 사람들이 수동적이 되어 버린다. 결국 많이 떠드는 사람만 성장할 수 있는 방식이다. 누구나 다 성장할 수 있는 스터디를 원했는데, 생각한데로 진행되지 못했다.
꾸역꾸역 책을 모두 끝내는데 3개월이 조금 넘게 지난것 같다. 뭔가 이렇게 마무리 하기 아쉬워서 웹서비스를 만들기로 하였다. 스프링을 이용해서 게시판 만들기를 하기로 하였다. 기본적인 환경 세팅에 대해서는 주도적으로 스터디를 이끌었다. 우분투 환경에 인텔리제이, 스프링 부트 등 어떻게 보면 말도안되는 환경(대부분 윈도우 사용자)에서 개발을 진행했지만 신기하게도 잘 따라와줬다. 책을 떠나 개발을 하니 다시 재미있기도 하고, 몇 주 동안 게시판을 재미있게 만들었다. 만들다 보니 아이디어도 생각나고, 부족한 부분도 많이 보였다.
어느정도 진행이 되고나서 스터디를 되돌아보니 어미새를 쫓는 아기새 처럼 나를 따라서 움직이는 스터디가 되었다. 처음 그 많던 사람들 중에 끝까지 나를 따라온 사람은 6명 정도였고, 나머지는 스터디를 중도에 포기하였다. 6명 중에서도 3명 정도 스터디를 잘 따라와주었고, 나머지는 의지는 있는데 따라오지 못하였다. 모두가 다같이 움직이는 스터디가 되는게 목표였는데,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한두명만 하는 스터디는 그렇게 의미가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이번 스터디를 마무리 해야 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한두명만 남는 스터디면 오히려 스터디를 마무리 하기 편하겠는데 6명이 남은 스터디는 마무리하기 애매했다. 계속 하기도, 없애기도 애매한 숫자이다. 그래서 고민끝에 쉬는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드라마가 시즌제로 진행되는것 처럼 스터디도 시즌제로 하기로…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 어떤 기술을 설명하고 설득하기에 대충 알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빠르게 익히고 치고 올라오는 사람들을 볼때는 이렇게 다 퍼주고 밑천 다 들어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되고, 채워 나가야 겠다로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