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일주일이었다.
뉴스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온통 우울한 소식 뿐이었다. 진실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건 아닌것 같다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세월호에서 구출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인지, 아니면 큰 일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던 세상 때문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너무 괴로워 한다. 아름다운 그림과 글을 쓰는 사람이 웃음을 잃고 눈물을 머금고 쓴 시대를 한탄하는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는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애써 관심을 두지 않으려고 했다. 나는 나의 삶을 저당 잡혔다. 세상에 짜여진 프레임 밖으로 나갈 용기가 나에겐 없다. 기껏해야 투표를 하는것이 내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래도 너무 마음이 아펐다. 루리웹에서 활동하던 한 학생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고 너무 마음이 아펐다. 안타까운 죽음도 마음이 아프지만, 커뮤니티 사람들의 행동과 마음이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꼭 살아서 무사히 돌아오라는 이야기를 그들 세계의 특별한 언어로 말할때 울컥했다. 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하늘만 바라봤다. 더이상 다른 지역에 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의 죽음이 아니라 서로 같이 좋아하는 걸 공유하는 친구와 가족의 죽음으로 다가왔다.
친구들과 처음으로 시대에 대해 이야기 한 것 같다. 나는 정치와 종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걸 매우 조심해 한다. 이건 정답이 없는 문제이고, 내 생각과 판단을 다른사람에게 강요하는건 폭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이 주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말하다 보면 서로 감정적으로 변하고 싸우게 된다. 그날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도망만 다니지 말자.
어렵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한가지는 확신이 든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야 된다는 것.
주말 내내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 목이 따끔하다. 따뜻한 국화차 생각이 난다.